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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모음

실력이 부족한 주니어 개발자의 이직기(2)

by Daniel.kwak 2019. 5. 27.

1편을 작년 11월에 썼었고, 열심히 이직 준비를 해서 2019년 3월 중순 경 좋은 회사에 오퍼를 받게 되었다.

 

1.1편에서도 썼듯이, 나는 성장에 대한 갈증이 좀 심한편이었는데 이유는 

-개발 경력을 쌓은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스스로의 개발 실력에 대해 확신이 없는 점.

-주변 선후배나 동기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 실제 서비스 및 프로덕트를 출시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에 조급함을 느낌.

-좋은 개발 문화가 있는 회사와 대척점에 있었던 회사의 모습

등 대부분 주니어 레벨의 개발자가 느끼는 갈증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꼭 이직이 아니더라도 외부 개발 커뮤니티나, 팀을 이뤄 토이 프로젝트를 하는 개발 모임에서 일부는 해결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무엇보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을 보내는 회사에서 성장하고 싶었고,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2.그래서 최우선의 가치로 개발문화, 혹은 배울 수 있는 개발자분들이 많은 회사를 위주로 지원했었고 보통 이런 회사는 네이버나 카카오를 제외하면 급격히 성장하는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았다.(혹은 이미 꽤 성장한 스타트업이거나)

첫번째 회사를 비공식 루트(?)로 입사하다보니 이직을 준비하면서 이력서를 작성하는것부터 꽤나 힘들었다. 개인적인 정보는 무얼 넣어야 되고 무얼 빼야 하는지, 나의 소개에는 무엇이 들어가면 좋은지,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하면 좋은지... 등등. 보통 기술면접과 최종면접이 모두 이력서를 바탕으로 질문을 받게 되므로 거짓 없이 나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도록 고민했던거 같다. 

고민을 거듭하면서 이력서를 세번이나 완전히 뜯어고치게 되었고, 최종본(진짜_레알_최종.pdf)을 완성하고 지원을 했을때는 서류에서 떨어지지는 일은 거의 없게 되었다.

 

3.그러나 이력서는 이력서일뿐.. 나의 기본 CS지식과 개발 경험은 면접에서 기본적인 질문(정말 부끄러웠던 경험은 Java의 String과 StringBuffer, StringBuilder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면접관님은 이런 질문은 보통 본격적인 면접에 앞서 자신감 상승용(!)으로 의례 묻는 질문이므로 다른 회사에 가서는 잘 대답하길 바란다고 하셨다)도 답하기 버거웠고 방대한 양의 CS와 포트폴리오에 기재된 프로젝트와 사용했던 기술에 대해 착실히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미리 예상질문과 답변을 정리했음에도, 면접관 앞에서 답변하는것은 평소 지식의 30%도 제대로 말하기 힘들다는것을.. 몇 번의 면접을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다행스러운것은 면접도 보면 볼수록 익숙해지면서 패턴을 알게 되었고 점차 요령이 붙었던거 같다.

 

4.사실 당연하지만 면접관이 느끼는 지원자의 답변에 대한 만족도는 결국 지식과 경험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로 수렴한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유창하게 잘 전달하느냐(소위 입을 잘 터는)는 그 다음 문제인데, 나는 처음에 면접보러 다닐때는 어버버 하는 이유가 단지 내가 말을 잘 못해서였다고 스스로 치부해버리는 뻔뻔함을 보이기도 했었다.. 어쨌든 면접 직후에 늘 면접에 대한 회고를 스스로 하면서 점차 어버버에서 그래도 '얘가 이게 뭔지 알고는 있구나' 하는 단계까지는 올라가게 되었고 이때 부터는 이제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5.최종면접은 보통 fit 면접이라고도 하는데, 지원자가 우리 회사에 얼마나 잘 융화가 될 수 있는지를 보는것 같다. 개발실력만큼 중요하게 보는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고 더불어 지원자의 평소 가치관을 보는 면접인 셈인데,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 중 하나가 최종면접 단계에서 탈락하게 되어서 꽤나 멘탈이 나갔었다. 사실 어버버 할 수 밖에 없었던게 최종면접이 처음이기도 했었고, 당시 대표님이 던진 질문이 꽤나 날카로워서 '너무 잘 대답하려고 하다보니' 생각이 많아져서 말이 꼬이고 당황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 면접을 통해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이나 앞으로 쌓을 커리어에 대한 방향에 대해서 정리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4.최종적으로 합격한 회사는 이곳이다. 인상적인 CTO님의 구인글을 보면서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고 꽤나 빠른 채용 프로세스 이후에 감사하게도 오퍼를 받게 되었다. 한달 정도 다니고 느낀 회사는, 기타 복지나 자유로운 출퇴근도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개발자들이 생각보다 꽤 많아서 놀랐고 안드로이드에 대해 질문하고 기술적인 부분을 공유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팀이 있는게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다. (아니 감격스러웠다..) 아직 다닌지 한달밖에 안됐지만, 성장을 독려하는 분위기와 팀원 모두에게 배울수 있는 요소가 많고 프로젝트 또한 합리적으로 돌아가는것 같아서 좋다. 다만, 이전 회사에 비해 출퇴근 시간이 두배 가까이 늘어난 부분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듯.. 재택근무제도를 잘 이용해봐야겠다.

 

5.이직하기까지 걸린 6개월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정리해보았다. 적어도 이전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나 고민들은 더 이상 하지 않을 수 있는 좋은 회사로 가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ㅎㅎ 신입으로 지원했기에 본격적인 커리어를 이제 시작하는 느낌이기도 하다.

별로 보는 사람은 없고 딱히 도움될것도 없지만.. 기록용으로 남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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