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도 나름 중요한 요소겠으나, 3년 이내의 주니어 개발자에겐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3~5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전체 개발 커리어와 연봉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입 개발자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첫 회사를 SI는 아니고 그렇지만 SI같은 회사에서 약 1년 8개월정도 근무하고 있다.
대학교 4학년때 내로라 하는 IT기업들을 모두 도전했으나 코딩테스트와 기술면접의 벽을 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지금 회사의 대표님을 어찌어찌 알게되었고 외주를 받아 앱을 개발하던 중, 적당한 연봉에 입사 제안을 해주신터라 일단 경험이라도 쌓자! 하고 덜컥 입사를 하게 된다.
회사 상황에 대해 자세히 적지는 않겠으나 연구소라 불리는 개발팀에서 나는 신입 개발자로서 항상 '데모' 프로그램만 만들게 되었다.
자사 솔루션이 라이브러리화까지는 되어 있으니, 이를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환경에서 (필요하면 저렴한 서버 기반까지) 돌아갈 수 있도록 import 하여 데모 응용 프로그램을 만드는게 주된 업무였다.
안드로이드, MFC 기반 윈도우 프로그램, wxWidget 기반 윈도우 프로그램, 또 안드로이드... (나중에 iOS도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보더니 맥북이 없다고 하니까 윈도우로는 왜 못만드냐고 하셨다.)
일정은 항상 촉박했고 나의 개발력20% 와 구글력80%을 총 동원해서 어찌어찌 만들긴 하였으나 딱히 사수 없이(훌륭한 개발문화 없이) 1년 8개월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그 1년 8개월도 중간에 1년은 방황 아닌 방황으로 회사엔 다니지만 전혀 개발에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뭐랄까 경력 1년차가 아닌 대학교 5학년 수준이라고 보면 맞을거같다. (요즘 컴공 대학생들은 괴물이라던데)
그리고 이 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학교 선배가 다니는 회사에서 신입 개발자들을 위한 세미나 비슷한것에 신청을 하여 회사 및 전체적인 판교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되었다.
높은 연봉과 최고의 복지는 우선 제외하더라도 가장 부러웠던것은 사내기술교육과 코드리뷰 문화였다. 그 전에는 코드리뷰라는게 뭔지도 몰랐으니깐.
그리고 백** 이사님의 강의는 아무 생각없이 녹음을 해놨는데 정말 올해 한 일 중 가장 잘한일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두고두고 곱씹고 새길 내용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신입 개발자가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말 명확하게 짚어주셨다.
우리나라에서 탑 쓰리 안에 꼽히는 회사도 성장을 도모하고 코드리뷰를 하는데, 나는 지금 뭐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멍 하니 들었던거 같다.
(그 회사의 하반기 공채에 지원했지만 또 코딩 테스트가 발목을...)
개발자는 늘 성장해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임백준님 칼럼)
스스로 개발하면서 문서도 찾고 새로운것을 알게 되면 블로그에 공유를 하고, 개발이 완료되면 회고도 하고, 운영도 하고 배포도 하고 버그도 스스로 잡으면 좋겠지만.
정말 짧은 시간밖에 경험해보진 못했어도 개발이라는 영역은 결코 그럴수가 없는 영역이다.
왜 괜히 요즘 화두인 페어 프로그래밍까지 나왔겠는가? 그리고 괜히 시니어나 리드 프로그래머 분들이 개발력과 쌍두마차로 커뮤니케이션을 꼽겠는가.
이 세미나를 계기로 뭔가 새로운 세상이 열린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직을 결심하게 되고 최우선조건은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찾게 되었다.
풀어서 쓰면 코드리뷰 문화가 잘 되어있고, 사내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며 기술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회사들.
현재 구직중이고, 면접 경험이나 이직하면서 느낀 부분을 계속 천천히 써보도록 하겠다.